구본무-LG그룹-회장의-발걸음도-빨라졌- 지난달 중순 쿠웨이트 등 중동지역을 다녀왔고 하순에는 대통령 순방에 동행해 베트남을 찾았다. 이어 지난 1일에는 중국을 방문해 10여 일 이상 체류할 계획이다. 한 달 새 국내에 체류한 날을 손에 꼽을 정도다.

최 회장의 고민은 그룹의 미래전략과 신성장동력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쏠려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은 2일부터 3일 동안 중국 현지에서 그룹 최고경영자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CEO 세미나를 열고 5일부터 이틀 동안 지주회사 이사회에 참석한 뒤 귀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도 해외출장이 잦아졌다. 지난달에는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중국에서 보름 이상 보내는 강행군을 펼쳤다. 각국 국가 지도자들과 만나면서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2005년부터 5년을 끌어온 인도 오리사주 일관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는 정 회장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조만간 착공이 유력시되고 있다.

국내 주요 그룹 회장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기업의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출장이 빈번해지고 있고 현장에 있어야 한다는 현장경영이 국내 대기업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이는 위기가 곧 기회라는 그룹 총수들의 현실 인식이 반영된 결과다. 스스로 직접 뛰지 않고서는 안 된다는 절박감이 반영됐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내부적으로는 경영철학을 밑바닥 조직까지 확산시키고 외부에 대해서는 총수가 기업경영에 최선을 다하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그룹 회장들의 행동반경은 전방위적으로 넓어지고 있다. 한마디로 필요하다면 직접 챙기겠다는 것이다. 내년 사업계획을 구체화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직접 확인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관심거리다. 여기에 그룹의 미래를 담보할 신사업을 발굴하고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한 마케팅까지 역할 범위가 커졌다.

일부 그룹의 경우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구조조정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고, 해외 네트워크를 점검하고 새롭게 개발하는 데도 여념이 없다. 대통령 해외 순방에 동행하는 등 정부 경제외교 참여를 통해 그룹의 글로벌 역량 강화를 모색하겠다는 시도는 오래된 얘기다.

A그룹 회장 비서실장은 회장님은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회장실에 편안히 앉아 있을 틈이 없다는 말씀을 하시곤 한다고 소개했다.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은 발로 뛰는 그룹 회장 가운데 대표적이다. 정 회장은 미국에 다녀온 지 채 한 달이 안 된 지난달 27일 인도 사업장을 찾았다. 인도 기술연구소를 방문해 현지 전략 차종 개발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달라고 주문했다.

내년 1월 초 현대제철 당진공장의 고로1기 화입식을 앞두고 가동 점검도 빼놓을 수 없는 일과다. 정 회장은 주 1~2회 헬기를 타고 당진에 내려가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회장은 지난달 27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중국 난징을 다녀왔다. 모처럼의 해외 현장 방문 일정이다. 남용 LG전자 부회장과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까지 동행시켰다. 구 회장은 난징에 위치한 LG 계열사 공장들을 꼼꼼히 둘러보고 중국 측 고위 인사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귀국 직후인 지난 2일부터는 계열사 최고경영진과 4주 일정으로 컨센서스 미팅에 돌입했다. 구 회장이 직접 주재해 한 해를 결산하고 내년 사업계획을 짜는 자리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행보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최근 발생한 지펠 냉장고 파열사고 소식을 접하고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이 냉장고 파열 관련 언론 보도를 접하고 나서 대로했다고 들었다. 문제를 공개하고 신속한 리콜 결정을 내린 것도 이 전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조치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전 회장은 지난해 4월 삼성전자 대표이사 회장과 등기이사 삼성과 관련한 모든 직에서 물러난 이후 경영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고 있다. 그런 상태에서 이번 발언은 품질경영만큼은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가 간접적으로 표현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

박찬법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지난 7월 그룹 회장 취임 이후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올해 말까지 대우건설, 금호렌터카 매각 작업을 마무리짓는 것은 물론 이명박 대통령의 뉴욕 유엔총회 참석, 베트남 방문 등을 수행하며 해외 사업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역시 지난 10월 초 추석 연휴 기간에 덴마크 코펜하겐을 다녀왔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공격형 경영으로의 전환을 주문하면서 대외 행보를 크게 늘리고 있다.

강덕수 STX 회장도 해외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글로벌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아프리카를 방문해 존 아타밀스 가나 대통령을 예방하고 해운ㆍ물류 관심 사업에 대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후 곧바로 STX유럽이 건조한 세계 최대 크루즈선 오아시스의 인도를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크루즈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했다.